일본의 패션 하위문화 가이드: 롤리타, 로커빌리, 갸루, 그 외 더 많은 것!
일본은 다양한 하위문화(Subculture, 서브컬처)로 가득 찬 나라입니다. 다시 말하면 어떤 취향을 갖고 있든지, 그와 비슷한 사람들을 어디에선가는 만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패션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확실한 사실입니다. 도쿄는 뉴욕, 파리, 밀라노와 함께 세계의 패션 중심지 중 하나로, 이곳에는 기꺼이 모험을 감수하며 유행을 선도하는 창의적이고 진보적인 패션 애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쿄의 가장 상징적인 현대 패션 동향에 대한 가이드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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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롤리타는 일본의 모든 패션 하위문화 중 가장 상징적인 문화입니다. 전통적인 빅토리아식, 에드워드식 어린이 복장의 여성적인 느낌이 강한 스타일로, 2000년대 초의 귀족풍 고딕 비주얼계 스타일에서 유래하여 등장했습니다. 롤리타 하위문화 중 주류는 파스텔 색상과 핑크빛 색조가 주를 이루는 소녀 느낌의 귀여운 스타일이지만, 그 외에 또 다른 스타일도 존재합니다. 최근에는 도쿄 시부야의 109 쇼핑센터가 롤리타 복장을 쇼핑하기에 좋습니다.
롤리타 하위문화
롤리타 스타일은 매우 포괄적이어서 그 안에서도 세분화가 됩니다. 주요 하위문화로는 고딕, 펑크, 세일러, 컨트리 등이 있고 이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고스 롤리타 혹은 다크 롤리타라고 불리는 고딕 롤리타입니다. 클래식한 롤리타 패션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식 기반의 고딕 스타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블랙톤의 진한 눈화장과 비틀쥬스(Beetlejuice, 1988년 개봉한 미국 코미디 영화로 주인공인 유령의 이름)풍의 줄무늬를 떠올려 보세요.
비주얼계
현대 일본 문화의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중 하나는 단연 비주얼계입니다. 비주얼계 역시 굉장히 포괄적이어서 그 안에도 여러 하위문화가 존재하는데, 이를 깊이 있게 다루려면 따로 기사를 써야 할 정도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1980년대 일본에서 헤비메탈, 글램 록, 펑크 이데올로기 등을 혼합한 엑스재팬과 같은 밴드가 등장하면서 인기를 얻은 스타일입니다.
세련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성별 구분이 없는 고딕 스타일입니다. 비주얼계 등장 당시에 인기를 끌었던 서양 글램 록 밴드의 일본식 스타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 신(新) 비주얼계라는 현대 스타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로커빌리
로커빌리 스타일은 일본에서 유래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패셔니스타들은 그것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하라주쿠의 요요기 공원에서는 거의 매 주말마다 로커빌리 스타일의 댄서들이 팬들과 행인들의 환호에 맞춰 공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패션이 단지 옷을 입는 방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약 30년 전, 트렌디한 하라주쿠 주변을 강타했던 로커빌리는 국적을 초월하여 매력적이고 화려한 악동 스타일로, 당시 도시의 멋쟁이들과 데님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다른 여러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꽤 오랜 시간 동안 그 인기가 주춤했지만, 여전히 하라주쿠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요기 공원에서 춤을 추는 댄서, '우라하라주쿠(裏原宿)' 혹은 '우라하라'로 알려진 하라주쿠 뒷골목의 빈티지 매장 등 도쿄 거리를 다니다 보면 이런 스타일을 한 사람을 분명히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갸루
일본에서 논란과 관심이 집중되는 스타일 중 하나가 갸루입니다. 갸루는 여자라는 뜻의 미국 속어 'Gal'의 일본식 발음에서 유래했습니다. 미국의 대중적인 10대 문화를 떠올리며 탄생한 스타일로 과장된 메이크업, 가짜 속눈썹, 전형적인 금발 머리, 짙은 피부색, 그리고 화려한 액세서리(예를 들면 반짝이는 긴 손톱)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부풀린 헤어 스타일, 문구가 적힌 티셔츠, 다양한 색의 플라스틱 보석, 유로 팝이 유행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가장 인기 있었습니다.
갸루 문화의 중심 거점은 시부야입니다. 롤리타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하위문화 패션을 전담하는 시부야 109 쇼핑센터 주변에서 특히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잘 보이지 않지만, 시부야 근처에 있다 보면 눈에 띄는 갸루 스타일을 만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갸루 하위문화
갸루 스타일보다 더 과장된 강구로갸루(ガングロギャル) 스타일도 있습니다. 갸루와 비슷하지만, 어두운 피부, 짙은 화장, 부풀린 머리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극단적인 스타일입니다. 갸루의 또 다른 분파로는 반바(バンバ), 만바(マンバ), 야만바(ヤマンバ) 스타일이 있습니다. 이들은 전형적인 갸루 패션에 만화적인 상상을 더한 것으로 사탕 색깔 머리나 가발 등이 특징입니다.
갸루오
갸루오는 갸루 스타일의 남성 버전입니다. 갸루 스타일과 마찬가지로 풍성한 금발머리와 과장된 액세서리, 짙은 색의 피부가 주요 특징입니다. 갸루 스타일은 일본의 파티 문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신주쿠의 밤을 밝히는 가부키초 거리를 걷다 보면 수많은 갸루오 호스트 클럽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의 갸루오들은 여성 고객들과 해가 뜰 때까지 함께 술을 마시며 그녀들이 돈을 탕진하게끔 유혹합니다.
모리갸루
앞서 소개한 스타일들과는 달리 모리갸루는 정의하기가 좀 더 어렵습니다. 더욱 현대적인 하위문화 중 하나로 2000년대 중반에 인기를 얻었습니다. '모리'는 일본어로 숲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좀 더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레이어드 스타일을 말합니다. 채도가 낮고 자연스러운 색을 사용하여 편안하고 빈티지한 패션으로 '모리갸루의 레이어드룩'을 완성하며 자연스럽고 친숙한 아름다움을 지향합니다. 이름에 '갸루'가 들어가 있지만 여성에 국한된 스타일은 아니고 젠더 중립적입니다. 고엔지, 시모키타자와, 기치죠지의 빈티지 숍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살롱 보이즈
살롱 보이즈는 유명한 미용실이 많은 하라주쿠의 거리에서 탄생했습니다.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와 빈티지한 스타일의 옷을 믹스 매치한 스타일로, 일상복에도 많은 신경을 쓰는 헤어 스타일리스트와 견습생들이 주도한 유행입니다. 살롱 보이즈는 대퍼벨트, 중절모, 깔끔한 복고풍의 안경과 같은 액세서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이 유행은 2002년에 출시된 패션 잡지 '초키초키'를 탄생시키기도 했는데, 초키초키는 정기적으로 전문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모델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스트리트계
미국 스트리트 패션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스트리트계는 일반적으로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전형적인 스트리트 패션입니다. 스케이트, 농구, 그리고 힙합 문화가 일본과 융합된 듯한 느낌입니다. 디자이너 스니커즈는 스트리트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고, 미국의 과장된 스타일과도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스트리트계에 빠진 소년들이 슈프림과 꼼 데 가르송의 신상품을 사기 위해 매장에 줄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키레이메계
키레이메계는 처음부터 이목을 집중하게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그것이야말로 이 스타일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패션과 트렌드보다는 시대를 초월한 스타일에 중점을 둔 클래식한 스타일로, 깔끔하고 고전적이며 절제된 스타일이 어떤 면에서는 전통적이기까지 합니다. 소득 수준이나 브랜드와 관계없이 프레피(Preppy, 미국 동부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양가의 자녀로, 그 출신에 대한 선망 및 동경, 질투가 복잡하게 종합된 농담섞인 속칭) 스타일을 추구하는 일본인과 일맥상통합니다. 몸에 잘 맞는 청바지, 빳빳한 셔츠, 단정하지만 장인이 공들여 만든 신발, 그리고 시대를 초월한 코듀로이 재킷 등이 키레이메계 스타일의 표본입니다. 베이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뽀빠이'와 같은 일본의 많은 남성 패션 잡지에 등장합니다.
일본 패션: 유행과 독특한 개성이 만나는 곳
일본이 이토록 매혹적인 스타일의 장이 되는 것은 시장의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드러내는 일본만의 특별한 능력 덕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하라주쿠의 화려한 패셔니스타가 대부분 사라져버려 이러한 경향도 없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의 주류 패션은 대부분 유니클로 또는 무지와 같은 대형 패션 브랜드가 보여주는, 깔끔하면서 기본적이고 다목적성을 지닌 전형적인 스타일입니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둘러본다면 하위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적인 패션 애호가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헤더 이미지 크레딧: I, Roland/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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