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가도를 여행하던 설탕 문화를 따라 '슈가로드'에 남겨진 과자와 만나다!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사가현~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나가사키가 부족해." 이는 설탕을 아껴가며 만든 요리나 과자에 단맛이 부족하다고 느꼈을 때, 설탕과 나가사키를 같은 의미로 인식했던 나가사키현 사람들이 사용한 독특한 표현입니다. 전국시대 후기, 나가사키에는 유럽 전래의 문화가 꽃을 피웠습니다. 설탕이 가져다준 식문화도 그중 하나입니다. 황금색의 카스텔라와 컬러풀한 콘페이토(金平糖, 별사탕) 등, 규슈 북부 각지에는 나가사키 거리를 여행하던 설탕을 사용한 전통 과자가 아주 많습니다. 설탕의 길 '슈가로드' 곁에 남아 있는 설탕과 과자 문화를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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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에서 전파된, 설탕을 듬뿍 사용하는 식문화
나가사키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느껴지는 이국적인 정서, 독특한 풍속과 식문화. 이는 1571년 나가사키에 내항한 포르투갈 선박에 시작됐다고 합니다.
포르투갈인은 나가사키에 유럽의 전통문화와 식문화를 전파했습니다. 음식으로는 빵과 튀김, 의류로는 속옷과 모직 그리고 볼로(서양 과자), 캐러멜, 카스텔라, 콘페이토 등, 포르투갈에서 유래되어 일본어로 정착된 말 중에는 설탕을 사용한 과자 이름도 많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던 감미료인 설탕은 식문화에 큰 변화를 주었습니다. 에도 시대의 막부 쇄국 정책 아래, 나가사키 시내에 만들어진 인공섬 데지마(出島)가 일본 유일의 해외와의 창구로, 데지마에 하역된 설탕은 나가사키 거리를 거쳐 에도까지 도착했습니다. 1759년에는 설탕 대량 수입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나가사키에서는 상관(商館)의 네덜란드인들이 마루야마 유녀(遊女)에게 설탕을 선물하고, 중국인은 도데라(唐寺)에 대량으로 설탕을 기부했다고 전해집니다. 유녀들은 설탕을 은으로 교환하고, 도데라의 설탕은 교토의 본산, 오바쿠산 만푸쿠지(黄檗山万福寺)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하역할 때 흘러나온 것은 고보레모노(盈物)라고 하여, 운반하는 인부 등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설탕은 다양한 루트로 나가사키의 서민들에게 스며들었습니다.
나가사키 가도 주변에 전파된 외국 요리와 과자
오늘날 슈가로드로 사랑받고 있는 나가사키 가도는 오구라(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의 도키와바시를 시작으로, 막부 직할지(덴료) 외 후쿠오카, 쓰시마, 오무라, 사가를 지나는 길로 에도시대에 정비되었습니다. 약 228km의 가도에는 25개의 숙소가 있었습니다. 그 길을 따라 대량의 설탕과 함께 전해진 것이 '외국 요리'와 '외국 과자'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주변 지역에서는 각각의 기후, 풍토, 일본인의 기호에 맞춰 연구되어 개성 있는 식문화가 발전했고, 전통 행사 시의 요리에 설탕을 듬뿍 쓰는 문화도 이어져 왔습니다.
가도를 따라 전파된 전통의 맛이 설탕에 의해 독자적인 발전
설탕과 유럽 문화의 영향은 과자에도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의 명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나가사키 카스텔라지요. 1624년에 창업한 '후쿠사야(福砂屋)' 창업자가 포르투갈인에게 제조법을 전수받은 것이 그 시작입니다. 이후, 일본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고민 끝에 완성된 고급 과자였다고 합니다. 쌀로 유명한 이사하야시의 명과는 헤이안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는 오코시(쌀과자)입니다. 흰쌀에 도아쿠(唐あく, 나가사키 특유의 간수)를 섞어 말린 후, 흑설탕과 물엿을 넣고 가열해서 만든 과자로 소박한 맛이 매력입니다.
나가사키에서 전국으로 전파된 나가사키 카스텔라.
오코시(집안을 일으키다), 오코스(이름을 떨친다)라는 어감으로 인해 행운을 의미한다고 하여 사랑받아 온 오코시.
초밥의 밥에도, 재료에도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오무라스시. 일찍이 '영주님 초밥(殿様寿司)'이라고 불렸던 품격 있는 맛입니다.
사가현을 대표하는 명과는 오기 양갱과 마루보로입니다. 오기시는 팥과 강낭콩이 재배되던 지역입니다. 에도 시대에 차에 곁들어 내는 과자로 만들었던 양갱은 설탕을 더하여, 독특하고 시원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오기 양갱으로 진화했습니다. 포르투갈어로 케이크를 의미하는 볼로를 기초로 만들어진 마루보로는 처음에는 비옥한 사가 평야에서 재배되는 양질의 밀가루와 백설탕, 참기름, 도아쿠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나베시마번의 조카마치에서 발달한 다도 문화 속에서 계승된 양갱.
마루보로는 사가현의 밀가루와 나가사키 가도를 지나가던 설탕과의 만남으로 탄생했습니다.
후쿠오카현에서는 오다 노부나가에 헌상되었다는 콘페이토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설탕만을 재료로 하며, 핵심이 되는 그래뉴당 가루를 굴리면서 꿀을 뿌려 열흘 이상의 수작업으로 생성되는 콘페이토. 선명한 색감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슈가로드 주변의 명과, 디저트 점포에서는 지금도 새로운 맛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설탕이 여행했던 길을 각지의 과자를 맛보면서 따라가 보시기 바랍니다.
입안에서 천천히 녹아드는 콘페이토.
콘텐츠 출처:おいしい島 九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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