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인 식문화를 형성한 가는 면발의 수제 건면 ‘고토 우동’ <나가사키현 신카미고토초>
나가사키시에서 서쪽 해상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있는 고토 열도(五島列島). 그중에서 가미고토 섬과 나카도리지마섬 일대에 전해 내려오는 것이 일본 3대 우동 중 하나로 꼽히는 '고토 우동'입니다. 견당사(일본에서 당나라로 파견된 사신)가 전한 것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깊으며, 현지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가정의 맛이기도 합니다. 2019년으로 개업 100년을 맞이한 '오타 제면소'를 방문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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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된 오래된 가옥을 리노베이션하여 점포로 활용
안내받은 주소로 방문해 보니 오래되어 보이면서도 새롭게 지은 듯한 세련된 건물이 보였습니다. 길가 쪽에 면한 외관이 세로로 된 나무 창살로 덮여 있어 마치 건조시키기 위해 널어 놓은 고토 우동 면발을 연상시킵니다.
이곳은 개업 100년을 맞이한 ‘오타 제면소’입니다. 4대째 가게를 이어가고 있는 오타 미쓰아키 씨가 나와서 맞이해 주셨습니다.
"이 건물은 증조부가 남겨주신 것으로 2018년에 점포 겸 주거용으로 리노베이션했습니다. '우드 디자인 상 2018'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기둥과 들보, 창호 등은 그대로 활용하면서 곳곳에 현대적인 세련된 디자인을 첨가하여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게 안에는 고토 우동의 시식코너와 수타면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리노베이션한 오타 제면소의 전경
사진 우측의 빨간색 구형 오브제는 시식용 냄비를 올려두기 위해 주문 제작한 물품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오타 미쓰아키 씨
매끈하게 넘어가는 목 넘김이 특징인 가는 면발의 수타 우동
여러분은 고토 우동을 드셔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우동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생면과는 이미지가 전혀 다릅니다.
고토 우동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직경이 2mm 정도에 불과한 가느다란 면발의 건면. 게다가 식칼로 잘라서 면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꼬아가면서 손으로 직접 면을 만듭니다.
먼저 밀가루에 물, 소금을 넣어 반죽하고 생지를 펼쳐 소용돌이 모양으로 자릅니다. 이것을 손으로 밀어 가늘게 만든 후 더욱더 당기면서 늘려나가 가늘게 하는데, 마치 소면 만드는 방법과 흡사합니다. 늘린 반죽의 표면에 고토의 특산물인 동백나무 오일을 바르는 것도 고토 우동의 특징으로, 이 덕분에 가늘고 매끈한 목 넘김을 즐길 수 있습니다.
"동백나무 오일을 바르면 면을 삶을 때 면이 수분을 잘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면이 흐물흐물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면을 꼬아서 늘리기 때문에 글루텐의 구조가 강화되어 탄력이 강한 면이 됩니다. 참고로, 면을 꼬아서 만들면 단면이 동그랗게 되어 부들부들한 식감이 탄생합니다."
면을 꼬면서 늘리고 있는 모습
어린이들도 참여할 수 있는 수타면 만들기 체험
가미고토 섬의 일부 지역에 전해 내려온 독자적인 식문화
나가사키의 서쪽에 위치한 이곳 섬에 전해 내려오는 독자적인 우동 문화는 그 유래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고토 일대가 견당사의 중간 기착지였던 점에서 착안한 당사설과 원구*설, 에도 시대에 와카야마 지역의 어부가 생선을 잡기 위해 이주한 뒤 수타 우동 제법을 퍼뜨렸다는 설 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섬으로 구성된 고토 열도에서도 원래부터 고토 우동이 만들어지던 곳은 신가미고토초의 나카도리지마 섬, 그중에서도 북부 지역뿐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고토 전역에서 만들고 있지만, 사실은 극히 한정적인 지역에서 태어난 면문화입니다. 현재 신가미고토초에는 30곳 정도의 제면소가 있어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면을 만들고 있으며, 그중 80%는 섬 밖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한, 10곳의 제면소가 모여 고토 수제 우동 협동조합을 조직해 똑같은 밀가루와 천일염, 동백나무 오일을 사용해 '나미노 이토(파도의 실)'라는 브랜드도 만들었습니다.
*원구(元寇): 1200년대에 원나라에서 일본을 공격한 일
만드는 방식은 소면과 거의 동일합니다.
오타 제면소의 제품. 선물로도 좋습니다.
가족 사이를 단란하게 해 주는 '지고쿠타키' 식 고토 우동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도 고토 우동의 매력입니다. 가장 유명한 방식은 지고쿠타키(지옥삶기)라고 불리는 방법입니다. 냄비에 물을 끓여 팔팔 끓기 시작하면 고토 우동을 넣고 원하는 만큼 삶아서 전용 우동 건지개로 건져 먹는 방식의 굉장히 심플한 방법입니다.
"삶는 시간은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6~7분 정도입니다."
지고쿠타키의 경우, 고토의 특산품인 아고다시(날치를 우린 국물)나 날계란을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생간장을 뿌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아고다시는 날치로 우린 국물에 연간장만 넣은 것입니다. 가정에 따라서 맛술을 넣어 맛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가정의 맛입니다. 날계란에는 취향에 맞게 간장을 가미해도 맛있습니다. 고명으로는 파나 가쓰오부시가 일반적입니다."
보통의 우동면과 비교해 삶은 뒤에도 지나치게 풀어지지 않기 때문에 전골에 넣기에도 적합합니다. 또한, 여름에는 소면처럼 차갑게 먹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생선요리가 자주 식탁에 오르는 고토에서는 우동을 생선조림 국물에 찍어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면이 가늘고 탄력 있기 때문에 파스타 소스와 먹는 것도 추천합니다. 고토 수제 우동 협동조합에서는 유럽에도 수출하고 있는데, 현지에서도 파스타처럼 먹는 방법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타 씨는 리노베이션한 점포를 고토 우동의 매력을 보여주는 장소로 만들고 싶어 시식이나 체험, 콜라보레이션 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우동을 통해 지역이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우동은 혼자서 먹지만, 지고쿠타키 식으로 먹는 고토 우동은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먹기 때문에 가족을 단합시켜주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우동이라는 제품뿐만 아니라 먹는 방법을 포함한 이 문화를 계승해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족끼리 냄비 주변에 둘러앉아 먹는 것이 고토 우동의 스타일
식탁에서 팔팔 끓는 물에 면을 삶는 ‘지고쿠타키’
아고다시 국물
날계란과 먹는 것도 추천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좋습니다.
고토 우동노 사토
사세보에서 페리가 도착하는 아리카와 항구에 인접한 시설입니다. '우동차야 유메잔마이'라는 식당에서 고토 우동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특산품이 모여있는 기념품 센터가 함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의 급속충전기, 관광안내소도 있습니다.
콘텐츠 출처:おいしい島・九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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