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현지맛집] 도쿄의 원조 음식점들
“원조”, 일본어로는 “간소(元祖)”라고 하는 것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물이나 물건의 최초 시작으로 인정되는 사물이나 물건을 말합니다. 음식에서 “원조”라는 것은 그 시작점, 최초의 맛, 최초의 원형을 말하는 것으로 그것에서 나온 다양한 파생음식이 현재의 다양한 식문화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떤 음식이 있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원조의 맛을 찾아서 원조집을 방문하게 되며, 그 원조집은 언제나 최초의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로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 음식들의 원조집은 어디인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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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가테이(煉瓦亭)
1895년에 오픈한 렌가테이는 도쿄 긴자에 있는 일본 양식(한국에서는 경양식)의 노포 중에 노포입니다. 단순히 노포이기만 한 것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자주 먹는 경양식의 원조집이기도 합니다. 바로 돈까스와 오므라이스의 원조집입니다.
1901년 마카나이(직원들의 식사)로 먹던 “라이스 오믈렛”을 손님에게 제공하면서 오므라이스가 경양식의 대표 메뉴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렌가테이에서는 “원조 오므라이스(元祖オムライス)”라는 이름으로 내놓고 있으며, 그 형태는 현재 우리가 자주 접하고 있는 오므라이스와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밥과 계란이 따로 분리된 형태가 아닌 밥의 일부를 계란으로 코팅한 형태로 나오며 계란과 버터 맛이 물씬 나는 다소 촉촉한 질감의 오므라이스입니다.
또한, 1899년에는 돈까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렌가테이에서는 “포크 카츠레츠(ポークカツレツ)”라는 이름의 메뉴이며 돈까스가 잘려져 나오는 것이 아닌 통째로 튀긴 큰 덩어리로 나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돈까스와는 차이가 있지만, 넉넉한 사이즈의 제대로 된 돼지고기 맛을 볼 수 있어서 즐겁기 그지 없습니다.
오래된 노포의 모습은 레지스터(금전출납기)에서도 알 수 있는데, 50년 넘게 사용된 레지스터는 1964년 당시에는 100만엔이 넘는 고가 기계였다고 합니다.
일본의 많은 문학가들이 사랑하는 노포 경양식집으로 유명하며, 현재 렌가테이는 4대째 사장님이 밝은 표정으로 언제나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무라야 소혼텐(木村屋總本店)
1869년 오픈한 기무라야 소혼텐은 도쿄내 유명 백화점에서 직영점들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 약 8500개의 판매점이 있는 일본을 대표하는 빵집의 명가이며 노포입니다.
기무라야 소혼텐을 대표하는 빵은 바로 앙빵(あんパン)입니다. 우리가 흔히 단팥빵이라고 말하는 앙빵의 원조집이 바로 기무라야 소혼텐입니다. 앙빵은 1874년에 기무라야의 2대가 고안한 빵으로 1875년부터 당시 메이지 텐노(일왕)에게 헌상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일약 일본 빵의 대표격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메이지 텐노에게 헌상한 4월 4일을 기념해서 일본에서는 4월4일이 “앙빵의 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홋카이도산 팥을 사용한 앙코(팥소)는 부드럽고 팥이 살아 있으며 거부감이 없을 정도의 적절한 단맛과 폭신한 빵 자체의 맛과 어우러져 그 자리에서 몇 개라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매력적인 빵입니다.
앙빵은 단순히 팥이 들어간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10여 가지의 다양한 소를 넣은 각종 빵이 있어서 취향껏 고를 수 있으며, 요즘 기무라야 소혼텐의 최고 인기 상품은 앙빵에 무염버터를 추가한 “앙버터(あんバター)”이니 꼭 한번 맛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센 혼텐(井泉 本店)
1930년에 오픈한 이센 혼텐은 “젓가락으로도 자를 수 있는 부드러운 돈까스”를 고안하였으며 무엇보다도 현재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카츠산도(かつサンド)”의 원조집입니다.
오픈 당시에는 다다미에서 먹을 수 있는 양식집으로, 버드나무 가지가 멋진 운치있는 양식집으로 사랑을 받아서 1960년대에는 이센 혼텐을 주 무대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기름을 사용하는 돈까스집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실내가 음식에 대한 안심감과 함께 손님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카츠산도는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니, 실내에서 차분히 음식을 즐겨도 좋고 테이크아웃해서 도쿄 여행 중에 출출함을 달래기에도 좋습니다.
일본 대부분의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유명 카츠산도점인 “마이센(まい泉)”도 이센 혼텐에서 노렌와케(본점에서 분점을 차려주는 개념)된 돈까스집 중에 한 곳입니다.
카토레아(カトレア)
1877년에 오픈한 메이카도(名花堂)가 전신인 카토레아는 당시 메이카도의 2대째가 1927년에 실용 신안을 등록한 “요쇼쿠빵(洋食パン)”이 현재 카레빵의 원조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재료가 들어간 빵을 커틀릿처럼 튀긴 것”이라는 의미이며, 관동대지진때 가게의 재건을 위해서 카레와 커틀릿을 합쳐서 고안한 빵이 바로 카레빵입니다. 그 이후 카레빵은 일본인들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국민 빵이 되었으며, 현재도 편의점, 마트 등에서 엄청난 양이 팔려나가고 있는 밀리언셀러 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토레아의 카레빵은 갈은 돼지고기와 함께 당근, 양파 등의 재료가 들어간 다소 단맛의 카레를 넣은 빵입니다. 현재는 “원조 카레빵(元祖カレーパン)”과 함께 다소 매운 맛의 “카라쿠치 카레빵(辛口カレーパン)”의 2가지 버전 카레빵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카레빵은 하루에 3번 7시, 11시, 15시(금, 토는 15시 30분)에 만들어져 나오니 이 시간을 기억했다가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늦게 가시면 당연히 카레빵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의 원조집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도쿄 여행 오시면, 우리에게 친숙한 음식의 원조집들을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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